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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씹어보기

현직 경찰관들도 아리송한 '경찰청 명칭'

by 한익 씨가 바라보는 사회 2024.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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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지방경찰청인가? 경남지방경찰청인가?' 아니면 '경남도경찰청인가? 경남경찰청인가?'

 포털사이트 구글에 있는 지방경찰청(경찰서 포함) 공식 홈페이지 접속 '제목(대문)'에는 지금도 틀린 명칭을 버젓이 걸어놓고 있습니다. 명칭에 '지방'을 뺀 지 무려 3년이 됐습니다.

경찰 조직을 보면 경찰청이 있고, 그 아래에 광역 시·도 경찰청과 시·군 단위의 경찰서가 있습니다. 그 밑에 파출소와 지구대가 있지요.

광역도인 경남도에 있는 경찰청은 경남도경찰청일까요, 경남경찰청일까요. 아니면 경남도지방경찰청일까요, 경남지방경찰청일까요?

정확히 경상남도경찰청이 맞습니다. 줄여서 경남도경찰청이나 경남경철청으로도 부릅니다.

왜 그런지 사다리 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경남도경찰청 전경. 정창현 기자

▶각 시 · 도 및 시 · 군 경찰 조직 명칭

우선 시 · 도 별로 명칭을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은 정확히 서울특별시경찰청입니다. 행정안전부 산하 자치단체 명칭이 서울특별시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래에 대체로 서울강남경찰서, 서울종로경찰서, 서울중부경찰서, 서울강서경찰서 등으로 칭합니다. 보통 구 이름이 들어갑니다.

서울시 자치구는 25개인데 이보다 많은 31개 경찰서가 있습니다. 25개 구 단위 말고도 남대문·방배·서부·수서·종암·중부·혜화경찰서 등 6개가 더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모든 경찰서 명칭 앞에 '서울'이 들어갑니다.

다음은 6개 광역 시·도의 경찰 관서입니다.

부산은 부산광역시경찰청입니다. 산하에 부산강서경찰서 등 15개 경찰서가 있습니다.

참고로 부산시의 자치 군구는 15개 구에 1개 군(기장군)이 있습니다.

 

서울처럼 부산기장경찰서를 포함해 모든 경찰서 이름에 '부산'이 들어갑니다. 특이한 것은 일부 경찰서의 경우 구청 이름 대신 동서남북(동부, 서부, 남부, 북부)을 넣거나 중부를 넣었습니다.

인천광역시경찰청 아래에는 10개 경찰서와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이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의 치안을 담당하는 공항경찰단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모든 경찰서 명칭 앞에 '인천'을 붙입니다. 구청 이름과 지역명이 혼재합니다.

대구도 대구광역시경찰청입니다. 여기에서도 11개 경찰서 중 구청 이름과 지역명이 혼재합니다. 10개 경찰서에 '대구'가 들어갑니다. 다만 지난 2023년 7월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의 군위경찰서만이 대구가 빠져 있습니다. 곧 '대구'를 붙이겠지요.

광주광역시경찰청은 5개 경찰서가 있는데 광주광산경찰서를 빼곤 동서남북 이름을 넣었습니다.

또 대전광역시경찰청은 6개 경찰서가 있고, 울산광역시경찰청은 5개 경찰서가 있습니다. 이 두 곳도 구청 명칭보다 동서남북 방향을 지칭한 이름이 혼재돼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의 행정 조직에는 1개 특별시와 6개 광역시가 있고, 경남도와 같은 일반 시도가 6개 있습니다. 또 4개 특별자치 시·도가 있는데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 전북과 강원특별자치도가 있지요. 모두 합치면 17개 광역권 시도입니다. 통상 말해왔던 '전국 8도'에서 분화가 많이 됐지요.

다시 경찰 관공서 명칭 이야기를 잇겠습니다.

이번엔 일반 시·도의 경우입니다.

인구 1364만 명인 경기도에는 경기도남부경찰청과 경기도북부경찰청으로 분리돼 있습니다.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남부경찰청 산하엔 31개 경찰서가 있는데 광역시와 달리, 과천경찰서처럼 모든 경찰서 이름에 '경기'가 빠져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성남시의 경우 성남수정경찰서, 성남중원경찰서로 부르는데 같은 성남시에 있는 분당경찰서에서는 성남이 빠져 있습니다. 1기 신도시인 분당과 기존 시 지역인 성남을 분리했는데, 분당이 신도시로 많이 알려져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습니다.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북부경찰청엔 고양경찰서처럼 대부분 시·군 명칭을 사용하지만, 1기 신도시인 일산에 있는 일산동부경찰서, 일산서부경찰서 문패엔 '고양'이 빠졌습니다. 이 또한 신도시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이 길어진다는 측면도 고려 대상이었겠네요.

충청남도경찰청(15개 경찰서), 충청북도경찰청(12개), 전라남도경찰청(22개), 경상북도경찰청(23개), 경상남도경찰청(23개)도 마찬가지로 광역 도의 명칭을 붙이지 않습니다.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시·군 지역명이 더 선명하게 인식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경남도 시·군 단위에는 진주경찰서, 합천경찰서, 김해중부경찰서, 김해서부경찰서 등으로 씁니다.

이와 함께 '특별자치'란 행정명이 들어간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3개 경찰서), 세종특별자치시경찰청(2개), 전북특별자치도경찰청(15개), 강원특별자치도경찰청(17개)은 특별자치 시·도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특별자치'가 붙어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모든 광역 시에서는 광역 지역명을 넣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종로경찰서처럼 광역 지역명인 '서울'을 넣었고, 부산(부산해운대경찰서)과 울산(울산남부경찰서)도 마찬가지로 '부산'과 '울산'을 씁니다. 다른 광역시도 같습니다.

하지만 특별자치 시·도의 경우 각기 다릅니다.

 

세종시에만 '세종'이란 광역 지역명을 썼고, 오래 전에 특별자치도가 된 제주는 지역이 단촐해서인지 일반 시·도와 같이 광역 지역명을 넣지 않았습니다.

최근 특별자치도가 된 강원과 전북특별자치도도 광역 지역명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 관서 명칭 왜 헷갈리나?

지금의 경찰 관서 명칭은 3년 전인 2021년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서 바뀌었습니다. 1991년 경찰청 개청 이후 30년 만의 변경이었는데 광역 시·도 경찰 조직에서 '지방'을 빼버렸지요.

예컨대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서울지방경찰청)에서 '지방'을 없애 서울특별시경찰청(서울경찰청)으로 바뀌었지요.

지난 2021년 1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정문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경찰청’으로 명칭을 바꾸는 현판 교체식 모습. 명칭은 그 해 7월부터 바뀌었다. 서울경찰청

명칭 변경은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 신설 등 경찰법이 시행되면서입니다.

‘지방’이란 단어를 없앤 것은 자치경찰사무 말고도 국가경찰사무도 수행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또한 '지방'이란 단어가 '중앙'의 대척 단어로 인식돼 바꾼 것으로도 보입니다.

▶해결책은 간단

기자가 경찰 조직명에 관심을 가진 것은 포털사이트에서 광역 시·도의 경찰청을 검색하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남경찰청'을 검색하니 '경남경찰청'은 물론 '경남도경찰청', '경남지방경찰청', '경상남도경찰청' 등으로 명칭이 다양하게 혼재돼 노출됐습니다.

문제는 명칭이 바뀌기 전의 언론 기사와 일반인이 올려놓은 글에서가 아닌, 광역 시·도 경찰청 공식 홈페이지로 들어가는 '제목'에 버젓이 틀리게 기재돼 있다는 점입니다.(4.22 더경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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