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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연대보증 없앤 지가 언젠데…여전히 보증 요구하는 농협

by 목마른 경제적 자유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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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영세 기업이나 농업법인에 자금을 대출해 주면서 관행적으로 기업 대표자의 연대보증을 받고 있어 농협금융 이용자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다. 농협 측은 2018년부터 연대보증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인대표자 연대보증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

중소업체 대표들은 불경기 상황에서 대표자가 연대보증을 서게되면 회사 유사 시 대표까지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지만 유독 농협만 연대보증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는 대표자 연대보증을 이미 폐지했다.

신보와 기보도 폐지한 연대보증 농협은 그대로


경기도에서 농산물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6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아 기업체 운영자금의 일부를 조달하고 있다"며 "해마다 대출연장 때가 되면 농신보가 대표자 연대보증을 요구해 어쩔수 없이 보증서를 써주지만 불합리한 제도를 왜 고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A대표는 "2024년도 4월쯤 기존 3~4억원의 대출연장을 위해 농협금융 수도권 거래지점에 들러 대출서류를 작성하는데 창구직원이 '대표자 연대보증서를 작성해주세요'라며 서류를 내밀었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보증기관에서는 연대보증서를 없앴는데 왜 농협에서는 아직까지 연대보증을 받는건가요"라고 물었고 "농협 창구직원은 '저희는 시키는대로 하는 거예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보증기관이 보증서를 발급할 때는 대출명의자인 기업을 보고 발급하는 것이지 대표자를 보고 끊어주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대표자까지 연대보증 세워버리면 이것 때문에 회사가 잘못돼 무너질 때 대표까지 나락으로 떨어져 국가에서 제도를 개선한 것 아니냐 이건 너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3월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부가 마련한 '연대보증 입보면제 특례지침'에 맞춰 신용보증기금은 그해 4월 신규와 증액보증 신청한 경우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했다. 기술신보도 마찬가지다.

두 기관은 현재 기업체 대표로부터 연대보증을 받지 않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한 관계자는 "2018년 3월부터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했고 기존 보증 이용 기업은 5년간 신용등급 등에 따라 점진적으로 면제했다"고 설명했다.

"보증면제"라는 농협중앙회.. 그러나 창구에선 '보증 요구'


대부분의 연대보증이 사라졌고 현재까지 연대보증인이 남은 경우는 법인기업이 신용상 문제가 있는 일부뿐이라고 신보관계자는 설명했다. 당시의 지침 마련은 중소기업 애로 해소와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이달 초 낸 공식자료를 통해 "농신보는 2018년 8월 13일 이후 연대보증 입보 면제 시행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협의 이런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 중소기업 A대표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엄연히 대표자 보증을 요구하고 있고 금융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보증을 서고 있는 형편이다.

농협은 농민들을 위한 기관이란 명분 아래 농업대출이나 농지 거래대출은 농협에서만 받도록 특혜를 인정받고 있고, 신용보증업무 역시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을 놔둔 채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농신보에서 맡도록 혜택을 받고 있다.

또한 전국에 걸친 지점망을 통해 안정적인 금융소비자가 확보되자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오랜 관행에 젖어 소비자 편의나 권익은 뒷전으로 제쳐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A대표는 농신보와 거래한지 10년이 훨씬 넘을 정도로 오랫동안 거래를 이어온 경우지만 계약을 연장할 때마다 연대보증서를 작성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는 "신용보증과 기술신보와도 거래를 하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없다. 농협이 여신업무를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 보증 요구는 '업무편의주의' 지적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대변화와 맞지 않는 연대보증을 지속하면서 돈의 쓰임새와 무관한 대표자들까지 옭아맬 게 아니라 회사의 자산과 영업능력, 재무상태에 대해 정밀한 분석을 통해 부실을 미리 가려내는게 먼저다"고 지적했다.

CBS 취재결과 A씨가 대표로 있는 농산물 유통사는 회사가 운영된 지 오래됐고 연간 매출액도 50억원에 이르는 탄탄한 회사이다. 농협 역시 대출 때 이런 점을 감안했다.(24일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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